논의
본 연구는 비만이 발생하였을 때 일어나는 대사성 변화를 보기 위하여 사람과 가장 유사하게 나타나는 C57BL/6J 마우스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45%와 60% 고지방식이를 각각 공급하여 10%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는 정상식이(CD)를 공급하였을 때와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비교, 분석하였다[
13]. 지방함유량이 높거나 과도한 칼로리 섭취에 의해 비만이 발생하면 지방대사의 장애가 일어나면서 간조직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이 되는 지방간증 또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지방간의 증가 기전은 첫째, 식이 지방 혹은 칼로리의 과다 섭취에 의한 간으로 지방 유입(inflow)의 증가, 둘째, 지방조직(adipose tissue)에서 지방분해(lipolysis)의 증가로 인한 간으로의 과도한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s)의 유입, 셋째, 간에서 신규 지방합성(de novo lipogenesis)의 증가, 넷째, 간에서 초저밀도콜레스테롤(Very Low Density Lipoprotein)을 통한 TG 유출(outflow)의 감소, 그리고 다섯째로 간에서 지방산 산화(oxidation)의 감소, 즉 공복 중 당신생(gluconeogenesis) 등의 주요 에너지원 사용의 감소 등이다[
14].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결과들은 지방간이 발생하는 기전을 순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45% 또는 60%의 고지방식이를 공급하고 8주가 지난 시점에 지방조직에서는 지방의 합성보다는 지방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들,
Lipe와
Atgl의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Lipe와
Atgl은 지방조직에서 트리글리세리드를 다이아실글리세롤(diacylglycerol;DAG)과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s)으로 분해하는 효소이다. 동시에 간에서는 지방생성의 전사요소(transcription factor)인
Srebf1을 통한
Fas,
Acc와 같은 지질 합성 효소의 발현이 증가하고 그 결과로 혈중 지질 지표의 증가가 일어남을 확인하였다. 정상적인 대사과정에서 인슐린은 지방조직에서 지방 분해를 억제하지만 본 연구에서와 60HFD군에서는 혈중 인슐린은 증가하나 인슐린 저항성이 수반되면서 지방조직의 지질 분해가 촉진되고(
Fig. 2A), 분해된 유리지방산은 간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Srebf1의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5].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과 간에서 중성지방의 축적에 대한
Srebf1의 역할은 다른 동물모델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고도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의 특징인
ob/ob mice에서 지방간 병변이 관찰되었고,
ob/ob mice의
Srebf1 유전자를 비활성화 시켰을 때 간조직에 중성지방의 축적이 약 50% 정도 감소함을 보고한 연구를 통해
Srebf1가 인슐린 저항성동물 모델에서 지방간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알 수 있다[
16].
유리지방산은 베타 산화를 통하여 에너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하지만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이 지나친 지방의 축적은 베타산화를 억제하고(
Fig. 2E)
Cyp2e1의 발현을 증가시켜 대체 산화과정을 일으키게 한다(
Fig. 2F). 간세포의 지방산 산화효소인
Cyp2e1은 활성이 증가하면 간에 축적된 유리지방산으로부터 활성산소종을 생성시켜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7]. 세포의 대사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는 ATP를 생성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과정 중에 미토콘드리아는 생존적 반응으로 산소로 전자의 이동이 증가되어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이 생성하는데, 지나친 ROS는
IL-6와
TNF를 포함한 여러 사이토카인의 전사인자인 NF-kB를 활성화시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저해와 ROS 생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미토콘드리아 막에 존재하는
UCP2는 이러한 ROS의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과 비만에서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높을 때 발현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어있다[
18]. 본 연구에서도 16주동안 45%의 고지방식이를 적용한 생쥐의 지방조직에서
Ucp2와 사이토카인(
IL6,
Tnf)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Fig. 3C), 이는 지방산에서 생성된 활성산소의 증가에 따라 증가한 일련의 반응이라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Lep,
Nr3c1 그리고
Hsd11b1 세 가지 유전자는 식이의 고지방 함량에 따라 발현의 차이를 보였다.
Lep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유전자로 정상식이를 하는 마우스에 비해 45HFD군에서 약 6배, 60HFD군에서는 약 21.5배의 mRNA 발현의 증가를 보인데 비해 식이 섭취량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지방량의 증가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하며[
19,
20], 비만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렙틴 저항성의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60HFD군에서 사료섭취량이 약 20% 감소하였으나 실제 렙틴의 저항성이 있는지는 렙틴 수용체를 포함하는 관련 호르몬의 발현과 분비에 대한 후속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비만과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ndrews 등의 연구에 의하면 불활성형 코르티손(cortisone)을 활성형 코티솔(cortisol)로 변환시키는 효소인
Hsd11b1를 억제하면 체중 및 혈중 지질수치의 감소화 함께 간의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진다고 보고하였다[
21]. 이는 본 연구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고지방식이를 할수록 지방세포의
Hsd11b1의 발현과 함께 수용체인
Nr3c1 의 발현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간조직에서
Hsd11b1의 발현은 현저하게 감소하고(
Fig. 3H),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의 수치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전신적인 혈액 내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조직에서 발현되는 호르몬의 양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각 조직마다 발현의 정도가 다르므로 이 호르몬에 의한 대사기능의 조절에 대해 앞으로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슐린저항성은 비만이나 제2형당뇨의 저등급 염증(low-grade inflammation) 상태에 의해 동반되어 염증 사이토카인을 분비시키고,
11βHSD1을 증가시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활성화시킨다[
22].
TNF 또는 dexamethasone이 쥐의 지방세포에서 인슐린저항성을 유도한다고 보고 되었다[
23].
Foxo1은 인슐린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전사조절인자로 인슐린 수용체를 제거한 유전자변형 쥐의 간에서 증가되었고,
Foxo1을 제거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신진대사와 생합성 기능을 회복시켰다[
24]. 본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Foxo1의 증가는 당대사와는 상관없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고지방식이를 공급한 마우스들의 지방과 간 조직의 생체시계 유전자들의 발현은 지방 함량에 따라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또한 16주령 45HFD군의 혈중 생화학 지표가 8주령 60HFD군의 지표들만큼 상승하였는데 생체시계 유전자들의 발현 정도가 동일하게 상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60HFD군의 간조직과 16주령 45HFD군 지방조직의
Per2,
3의 유전자 발현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유전자들의 아이소형(isoform)들이 각각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조직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패턴과 조절인자가 다를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지방세포의 주요 업무는 지방대사와 염증 사이토카인의 분비이며,
Clock과
Arntl은 고지방식이에 의한 지방대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5].
Clock과
Arntl의 활성으로 증가된
Cry와
Per 발현의 증가는 negative feedback에 의하여
Clock과
Arntl의 발현을 억제하는 패턴을 보였다.
고지방식이로 유도하는 비만연구를 할 때 60%의 고지방 식이는 짧은 시간 내에 비만을 유도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나 1 g 당 5.24 kcal로 232 mg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어 사람의 식이에 견주어 보면 현실적이라 보기 어렵고[
9] 비만 발생의 정도가 이미 한계점을 도달한 상태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45% 고지방식이로 중간 정도의 비만을 유도하고 이를 스트레스가 가속시킬 수 있는지 보고자 하였다. 부동 스트레스(immobilization stress) 모델은 만성 스트레스를 적용하는데 자주 쓰이는 방법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과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의 활성화를 특징으로 한다. Thaker 등의 연구에 의하면 특수 제작된 아크릴 케이스에 매일 2시간씩 감금된 마우스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은 실험 개시 3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7일과 14일에는 대조군에 비교하여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장기간의 스트레스 적용이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을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유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10]. Voorhees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씩 부동 스트레스를 적용하였을 때 적용 초기인 7일에 가장 수치가 높았으나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6].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는 이유와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두 가지의 경우로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정상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은 낮과 밤의 일주기에 따라 수치의 고저가 있는 일변화(diurnal cycle)를 가지는 반면, 장기적 스트레스가 적용됨에 따라 일변화의 주기가 단축 또는 지연이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스트레스 적용 초기에는 증가했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감금을 해제하는 동시에 기준치(baseline)로 급격히 떨어지던 것이 스트레스 적용기간이 길어질수록 18시간 이상 높은 수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26], 만성 스트레스는 호르몬의 수치의 일변화가 없어지면서 일정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코르티코스테론을 시간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측정하지 않았고 8주와 16주에 각각 횡단적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호르몬의 일변화 주기에 변화가 있었다면 이를 단면 비교하기에 제한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임상연구에서 스트레스는 비만의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주목되어왔다. 체내 코티솔의 과다분비에 의한 쿠싱증후군 환자의 증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코티솔의 증가는 포도당신합성(gluconeogenesis)와 지질분해를 유도하고, 렙틴 저항성을 증가시켜 체중의 증가와 고열량 음식에 더 탐닉하게 하는 행동 변화를 일으킨다[
27]. 그러나 사람의 경우와는 다르게 본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 적용이 렙틴 수치가 증가하고 식이효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체중과 혈중 지표들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스트레스의 적용 방법이나 기간이 적합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방 조직과 간의 대사 관련 유전자들의 유의한 변화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지방산의 베타 산화를 촉진하는 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적용한 생쥐들의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이 45% 고지방식이를 준 생쥐들의 수치에 비하여 감소한 것은 지방합성이 줄고 소모가 늘어남에 따라 생체지표들이 오히려 개선되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대사와 지방대사가 말초 생체시계 유전자의 조절에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지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무엇보다 대사에 관여하는 장기들에 단일 세포수준의 말초 생체시계 유전자들이 존재하며 수면-각성 주기와는 별개로 조직 및 기관 별 특이적인 생체리듬을 생성할 것이라는 개념이 최근에 대두하였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생체시계 유전자 조작을 이용하거나 수면-각성 주기를 교란시킨 후 생리적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전은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CLOCK,
BMAL1이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이며
CRY,
PER 등이 조절을 받는 하위 유전자들이므로 지방생성에 관여하는 sterol regulatory element-binding protein (SREBP) 나 CCAAT-enhancer-binding proteins (
C/EBPs) 등이 표적유전자로서 생체시계의 조절을 받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28]. 그러나 본 연구처럼 고지방식이 등을 통해 비만을 유도하였을 때에도 생체시계 유전자의 변화가 일어나는 연구결과도 있어[
29] 상호적인 조절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말초 생체시계 유전자의 상위 신호전달체계가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으나 일부 연구에서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는 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K)의 활성이
PPARs 과 같이 대사에 관여하는 주요 전사인자의 활성을 유도하고 이들의 표적 유전자로 생체시계 유전자들의 발현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6]. 그러나 이를 지지하는 연구들이 소수이므로 정확한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